사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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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가 알아야 할 재의 수요일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미국에 사는 많은 한인 중에서 한국에서 신앙생활을 할 때, 사순절에 대해 배우고 들어서 잘 알고 있지만, 재의 수요일에 대해 특별히 배우거나 듣지 못하였다. 과거 교단을 떠나 한국의 교회들은 교회력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서, 사순절과 재의 수요일 보다 오직 고난 주간에만 집중하였다. 그래서 성목요일에 세족식을 하거나 성금요일에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며 성만찬을 나누었다. 그러다 미국에 이민이나 유학을 오니, 교파를 떠나 수많은 기독교인이 고난 주간뿐만 아니라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사순절을 지키며, 특히 재의 수요일 예배를 드리고 이마에 재로 검은 십자가를 그리고 일상생활하는 것을 보아왔다. 아직 우리 한인 특히 평신도들에게 아주 익숙하지 않은 재의 수요일에 대해 역사와 신학적 의미 등을 알아봄으로써, 기독교 역사에서 오래된 재의 수요일 예배와 그 전통 그리고 유산을 놓치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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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의 기원

재의 수요일은 부활절, 고난 주간, 사순절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사순절(부활절 전 40일)의 시작을 표시한다. 그러나 부활절이나 고난 주간 등과 다르게, 재의 수요일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사순절의 시작을 알리는 재의 수요일 관행은 약 11세기경에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이마에 재로 십자가를 그리는 예식은 모든 기독교에서 동일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불과 이삼십 년 전에야 미국 내에서 널리 받아들이게 되었다. 

연합감리교회에서는 재를 사용하지 않고 1965년부터 재의 수요일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으며, 그 이전에는 공식적인 예배가 없었다. 1992년에 이르러 연합감리교회는 재를 사용한 재의 수요일 공식 예배가 채택되었다.

그렇다고 재의 수요일이 가톨릭 신자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재를 사용하던 교회의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다. 구약시대부터 재는 사람들의 참회 표시였다. 구약시대 사람들은 하나님께 죄를 지었을 때, 재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옷을 찢으며 참회하였다(사무엘하 13:19, 에스더 4:1, 다니엘 9:3). 혹은 잿더미 가운데서 하나님께 참회의 기도를 하였다. 재를 이용한 참회의 기도는 신약시대에서도 계속되었다. 베옷을 입고 재에 앉아 회개하였다고, 누가복음 10:13과 마태복음 11:21에도 기록되어 있다. 

왜 하필 재인가?

구약시대 번제에 쓰이던 동물이나 그 동물의 피, 불 등이 아니라, 왜 재를 사용하는가? 위에서도 밝혔듯이, 재는 구약시대부터 참회 혹은 회개할 때 사용되었다. 유대교와 기독교 역사에서 재는 인간의 유한한 삶과 회개의 표시이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로서, 우리가 창조될 때 흙(재)로 지음 받았고 우리가 죽을 때 몸은 결국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유한한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 잘못을 느끼고 후회하고 원상태로 되돌리고 싶을 때, 재를 머리에 놓고 베옷을 입어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참회하고 회개하였다. 

어떤 종류의 재를 사용하는가?

재의 수요일에 사용되는 재는 아무 종류의 재를 사용할 수 없다. 일 년 전 종려 주일(부화 주일 바로 전 주)에 사용되었던 종려나무 가지를 잘 말려서 태워서 거기서 나온 재와 약간의 오일을 섞어서 재의 수요일에 사용한다. 2000년 전 예수께서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유대인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고 예수의 오심을 축하하고 기뻐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지도 않아 예수는 그를 반기던 바로 그 사람들이 죽이라는 외침을 듣게되었다. 기쁨의 종려나무 가지는 슬픔의 재가 되었다. 

그 재로 기독교인들은 무엇을 하는가?

바로 그 재를 가지고 재의 수요일 예배에서 목회자는 교인들은 이마에 십자가 형태의 재를 표시한다. 재는 우리가 모두 재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유한한 존재이며 우리의 죄를 떠오르게 하며, 십자가는 예수님의 부활과 용서를 떠오르게 한다.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지만, 매일 죄를 짓고 살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하나님께 용서를 구할 수 있으며, 회개하고 참회하며 예수께 돌아올 때 새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는 강력한 표식이다.

재의 수요일 의미

하루는 7살이었던 막내아들이 학교에 간다고 셔츠를 혼자 입고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데, 도무지 셔츠가 삐뚤고 모양이 이상하다. 아니나 다를까, 막내는 맨 첫 단추를 잘못 끼워서 맨 윗단추까지 한 칸씩 밀린 것이다. 재의 수요일은 사순절의 시작을 알리는 첫 단추이다. 비록 우리 한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예배이며 의식이지만, 재의 수요일을 지키고 기념하는 것은 사순절을 의미 있게 맞이하기 위한 첫 단추를 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재의 수요일은 우리가 유한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깨닫고 우리의 죄를 회개하며 사랑하는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예배로 시작된다. 재를 이마에 십자가 모양으로 바르는 의식을 통해서, 우리의 모든 것을 다시 예수 그리스도께로 돌려놓겠다는 결심하는 시간이다. 또한 앞으로 사순절(40일) 동안 그리스도처럼 살아가도록 노력하며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겠다는 다짐의 시간이기도 하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목사이다coh@umcom.org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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