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회원 목사로 허입된 후, 처음으로 단독 목회를 나간 곳이 시카고에서 북서쪽으로 2시간 반을 가야 하는 조그마한 시골이었다. 그곳에는 700여 명의 주민이 사는 조그마한 동네로서, 맥도날드, 써브웨이 하나 없는 99% 이상이 백인인 동네였다. 그곳에서 많은 교인과 지역 주민에게 사랑을 받았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정말 그들과 한 몸이 되어 목회했었는지, 아니면 좀 더 한인 마트와 식당이 가까운 곳으로 가고 싶어 하면서 여기는 잠시 스쳐 지나가는 곳이라 버티지는 않았는지 반성을 해본다.
연합감리교회 내에서는 현재 약 1,000명의 한인 목회자가 미국 전역에 흩어져 사역하고 있으며, 그중 약 7~800명 정도가 타인종, 즉 백인 회중을 상대로 목회하고 있다. 그리고 그중 다수가 다른 목회자가 가지 않으려는 시골이나 오지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명을 감당하며 목회하고 있다. 물론 한인 목회자가 많이 있는 연회에서는 연회 단위 혹은 지방회 단위로 타인종 목회자들끼리 모여 서로의 목회 아이디어와 고충을 나누기도 한다. 그러나 적어도 절반 이상의 한인 목회자는 이러한 모임 없이 순전히 혼자서 목회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다음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7년 이상 같은 지역교회를 섬기며 타인종 목회를 잘하고 있는 한 목회자의 사역 아이디어를 나눈다. 감히 타인종 목회를 위한 종합 선물 세트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미국 내에서 한인 목회를 하는 목회자에게도 많은 영감을 줄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사역
1. 예술학교
한인 목회자가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를 유심히 둘러본다면, 어디든 저소득층을 찾을 수 있고 또 저소득층의 자녀들은 여러 가지교육 중에 특히 예술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소득층 지역의 공립학교는 일반적으로 부유한 지역의 공립학교보다 지원금이 적고, 이러한 불균형은 예술 프로그램의 가용성에 영향을 미친다. 지역교회가 이런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미술, 그림 등의 예술학교를 시작한다면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 부모들과 지역사회에도 선한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예술학교를 교회에서 시작하고 싶다면, 이곳을 누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예술학교를 학기 혹은 일정 기간으로 나누고, 그 기간을 마치면, 아이들의 예술 작품으로 전시회를 가진다. 전시회를 할 때, 장소는 교회 내에서 하고, 예배 중에 아이들의 시상을 하고, 예배 후에 작품 전시회를 하고 간단한 다과를 준비하면 더 좋다.
2. 음악학교
위에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저소득층은 먹고살기에 바쁘기 때문에 음악을 아이들에게 가르칠 여유조차 없다. 이런 아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다. 지역사회 내에서 혹은 주변 교회를 통해 악기를 먼저 기부받고, 악기를 잘 다루거나 혹은 음악에 재능이 있는 교인을 찾아 함께 음악학교 사역을 시작할 수 있다.
음악학교 역시 학기나 일정 기간을 마친 후, 아이들의 발표회 시간을 교회에서 가진다. 다만 상업 음악학교에서 하듯이 발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 시간에 특별 음악 발표회를 가져 아이들의 부모가 교회에 한발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고, 교인에게 음악학교 사역을 더 알릴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사역
1. 푸드 팬트리(Food Pantry) 사역
많은 경우, 한인 목회자가 사역하는 타인종 교회는 그리 크지 않다. 처음 목회를 시작한 경우, 2~3개 교회를 묶어 하나의 목회 구역으로 만들어 한 목회자를 재정적으로 섬기게 된다. 그렇기에 교회의 크기가 그리 클 수가 없으며, 제한된 장소와 인원으로 지역사회의 저소득층을 위해 푸드 팬트리 사역을 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목회자의 명확한 비전, 성령의 도우심과 교인의 협력이 있다면, 푸드 팬트리 사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인과 지역 주민으로부터 식자재를 기부받아서, 교회 형편에 맞게 한주의 한번, 두 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식자재를 나누어주면 된다.
2. 주말 도시락 사역(Snack Pack Ministry)
공립학교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서 학기 동안 주중에는 무료로 아침과 점심을 제공한다. 그러나 주말이나 방학에 대부분의 저소득층 아이들은 먹을 음식이 없거나 건강하지 못한 식단의 정크푸드를 먹게 된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주말에 먹을 음식을 만들고 싸서 나누어주는 사역은 진정으로 소외된 이웃과 그 아이들을 섬기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저소득층이 찾아와 음식을 받아 가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음식을 배달해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 모르게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메디케어 워크숍
인구 고령화로 인해 도시던 시골이든 어디든지 노인들이 많다. 조금 오래된 통계이지만, 2001년에 행해진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 교인 중 39% 이상이 65세 이상, 남성 교인 중 25%가 65세 이상이었다. 23년이 지난 지금 이 추세는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노인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건강이며, 메디케어 워크숍은 현재 여러분이 섬기는 교회에서 가장 노인들을 잘 섬기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를 변형해, 은퇴 후의 연금 관리, 사회보장연금에 대한 세미나를 통해서도 지역의 노인들을 섬길 수 있다.
4. 체스 클럽
공립학교마다 여러 가지 클럽이 있다. 아이들은 클럽을 통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취미생활을 하며, 기회가 되면 대회에 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체스의 경우 상대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대회 전 여러 사람을 통해 경험을 쌓고 준비하도록 교회가 지역사회의 어린이들을 섬길 수 있다.
5. 지역 주민 돕기
어느 지역사회를 가든 셧인(Shut-in), 즉 거동이 불편해 밖을 잘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셧인과 노인들을 돕는 사역을 할수 있다. 어떠한 방법이든 좋다. 봄과 여름에는 잔디를 깎아주고, 가을에는 낙엽을 치워주고, 겨울에는 눈을 치워주면서 그들이 하기 어려운 일들을 도울 수 있다. 추수감사절에 칠면조를 요리해서 나누어 주어도 좋고, 스파게티를 만들어 셧인들과 노인들에게 배달해 주어도 좋은 사역이 된다.
6. 지역 양로원 방문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외로운 곳이 요양원일 것이다. 이곳의 노인들을 교회의 중고등부가 찾아가 함께 빙고 게임을 하고 오래된 찬송가를 부르면 좋을 것이다. 꼭 교인이 있는 양로원이 아니어도 좋다.
지역학교
1. 선생님 간식
미국에는 스승의 날이 없다. 지역사회에서 교회의 아이들과 지역 주민의 아이들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에게 일 년에 적어도 두 번, 매 학기 개학할 때마다 교회에서 도넛과 커피 혹은 간단한 다과를 준비하면, 학교의 선생님들을 섬길 수 있다.
2. 선생님 아침 식사
매 학기 개학에는 선생님들에게 간식으로 섬기고, 매 학기가 끝날 때마다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간단한 아침 식사를 대접하는 사역도 교회와 지역학교가 긍정적인 관계를 쌓을 수 있는 또 다른 사역이다. 식사가 거창해야 할 필요는 없다. 간단한 미국식 아침 식사를 준비해서 학교가 시작하기 전 선생님 휴게실에 두어 선생님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절기별 사역
1. 백투스쿨 행사
대부분의 교회가 백투스쿨 주일에 긴 여름 방학 동안 잠시 쉰 주일학교를 다시 시작한다. 또한 많은 교회가 학기에 필요한 학용품을 기부받아서 지역사회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나누어준다. 대부분 여기서 백투스쿨 사역을 끝낸다. 그러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방학 동안 길어진 머리를 잘라주는 사역을 더해보면 어떨까? 비싸서 잘 자르지 못했던 아이들의 머리를 이쁘게 잘라준다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더 기억에 남게 될 것이다.
2. 핼러윈 의상 교환
1년에 단 한 번 입고 다시 입지 않는 옷이 바로 핼러윈 의상이다. 매년 부모들은 30~50달러 하는 핼러윈 의상을 아이들을 위해 구입해야 한다. 교인들 혹은 지역 주민이 한 번 입은 핼러윈 의상을 교회 한 곳에 모아 서로 교환해 간다면 부모들에게 경제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재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3. 운동 장비 나눔
운동을 하는 자녀를 키우면서, 계속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맞는 운동 장비를 사야만 한다. 그러나 대부분 한 학기나 1년만 입고, 신고, 착용하고 작아서 못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교회에서 이러한 운동용품과 장비를 기부받아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나누어주는 사역을 한다면, 더 비기독교인들이 교회를 찾게 되고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모금 활동
위의 모든 사역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실제로 모든 사역들을 해나가는 목사님은 교회에서 또한 수많은 모금 행사를 한다. 과연 이렇게 많은 사역들을 감당해내면서 목회자도 교인들도 모금행사를 감당할 수 있을지 또 재정적으로 교인이 지치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다.
모금 행사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가 그 모금을 통해 누군가가 이익을 주는 것이다. 가끔 재정이 어려운 교회가 교회 재정을 위해서 모금 행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모금은 교회의 특정 사역에 이익을 주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가장 기본이고, 이 목회자와 그 교회는 기본에 가장 충실하게 교회의 사역에 모든 모금을 사용했다. 중고등부 수련회, 교회의 단기 선교 여행, 견신례반의 견학처럼 목적이 분명한 모금은 지역 주민들이 기부하게 만든다. 모금 행사의 음식은 어느 것이 되어도 좋다.
또한 교인들이 쓰지 않고 두었던 물품들을 기증받아 중고품 가게(Thrift Store)를 교회에 여는 것도 모금 활동에 도움이 된다. 다만 정확한 목적과 이익금이 기부되는 곳을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
혼자서 목회하기는 어렵다. 다른 아이디어와 사역이 있으면, 이메일로 보내주길 바란다. 더 많은 목회자와 나누어 서로 더 풍성하게 사역해 나가길 꿈꿔본다.
이 모든 목회 사역 아이디어를 공유해준 송재영 목사는 버지니아연회에서 레드벨리(Red Valley UMC)와 번트침니(Burnt Chimney UMC)에서 8년차 타인종 목회를 하고 있으며, 세상의 변화를 위해 그리스도의 제자를 그 지역사회에서 만들며, 그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coh@umcom.org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