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세대와 교회를 잇다 - 2부, 목회자 혼자서 숏폼 비디오 만들기
그렇다면 특별한 기술 없는 목회자가 혼자서 어떻게 숏폼을 실제로 만들 수 있을까?
현재 박대성 목사는 교회 홈페이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모두 관리하고 있다. 거창하게 말해 관리이지 그저 사진, 영상 등을 올리는 정도밖에 할 줄 모른다. 헤시테그 #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태그는 어떻게 사용하는지 전혀 모른다. 이를 먼저 밝히는 이유는 누구든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싶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세미나를 다니고 배워도 내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듯이 숏폼도 자신이 실제로 만들어 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젊은 부목사나 전도사가 있는 규모가 큰 교회야 만들 수 있는 인력이 있겠지만, 목회자 혼자 많은 일을 해야 하는 대부분의 한인교회는 담임 목회자가 직접 도전해야 한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세 가지만 있으면 된다. 1) 툴(Tools), 2) 자원(Resources), 3) 아이디어(Ideas)이다.
1) 툴은 음식을 요리할 수 있고, 담을 수 있는 그릇의 역할을 하는데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 너무 잘 만들어진 탬플릿을 제공하는 툴(인터넷 사이트)이 많다. 2) 자원은 숏폼을 만들기 위한 재료가 되는 사진과 영상 등을 말한다. 3) 아이디어는 숏폼에서 양념의 역할을 하는데, 만드는 사람의 창의성에 따라 재미와 전달력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아래는 박대성 목사가 직접 혼자 숏폼을 만드는 실제 방법을 소개한다.
1) 툴 - 그릇
아무리 맛있다고 하더라도 형편없는 그릇에 담긴 음식은 사람들이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런 면에서 숏폼의 그릇 역할을 하는 것은 탬플릿이다.
박대성 목사는 미리캔버스(Miricanvas)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탬플릿을 얻는다. 캔바(Canva), 망고보드 같은 곳도 있지만, 미리캔버스를 더 추천한다. 미리캔버스는 무료로 가입하고 사용할 수 있지만, 아무런 제약 없이 음악, 동영상, 디자인 등의 탬플릿을 사용하려면 구독해야 한다.
미리캔버스에는 다양한 디자인들뿐만 아니라, 숏폼을 만들 수 있는 수많은 탬플릿을 제공하고 있다. 자신에게 필요한 탬플릿을골라 영상이나 사진을 넣고 글씨와 약간의 디자인만 바꾼 후 배경 음악을 골라 넣으면 훌륭한 숏폼 영상이 탄생한다. 하지만 영상 같은 경우 50M(메가바이트) 이하로만 올릴 수 있어서 파일 크기를 줄여서 올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먼저 무료로 가입한 후 연습 삼아 몇 번 만들어 본 후 익숙해지고, 조금 더 다양한 음악과 템플릿을 사용해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그때 구독해도 늦지 않는다. 우선 한번 시도해 봐야 알 수 있지, 아무리 글로 자세히 설명한다고 할지라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가지고 쇼츠(Youtube Shorts)를 만들 수 있을까? 답은 만들 수도 있고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 즉, 저작권 유무에 따라 쇼츠를 만들 수 있거나 없게 된다. 여기에서 저작권이란 음악에 대한 저작권이다.
먼저, 교회 유튜브에 설교나 찬양 영상을 올린 후, 휴대 전화를 사용해 교회 유튜브 계정으로 들어간다. 그 후 자신이 올린 영상에 작은 글씨로 ‘저작권’이라고 쓰여 있다면 그 영상은 쇼츠로 만들 수 없다. 이 경우 쇼츠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인 ‘리믹스’라는 버튼이 아예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의 찬양대, 찬양팀 영상은 ‘저작권’ 표시가 나타난다. 하지만 설교는 그렇지 않다. 만약 설교 중 찬양을 불렀고, 그 부분이 같이 녹화되어 유튜브에 올려졌다면 쇼츠로 만들 수 없지만, 대부분은 쇼츠로 만들 수 있다. 영상 밑에 보면 ‘리믹스’라는 버튼이 나타날 텐데 그것을 누르면 ‘Shorts 동영상으로 수정’이라는 부분이 맨 위에 보일 것이다. 그러면 그것을 누르고 편집하면 된다. 설교의 중요 포인트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지정하고, 시간, 레이아웃, 필터 등을 결정한 후 자막을 넣으면 훌륭한 설교 쇼츠를 간편하게 완성할 수 있다. 단, 이 모든 과정은 휴대전화만만으로 가능하다. 컴퓨터로 편집하는 방법은 있지만, 앱을 통해 휴대전화로 하는 것이 가장 간편하다.
만약 교회 유튜브 채널에 올린 설교를 숏츠로 만들면서 자막을 넣고 싶다면 오퍼스클립(Opus Clip)을 추천한다.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설교 영상 중 가장 좋은 부분을 골라 자막까지 자동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물론 일정 기간의 무료 사용 후에는유료로 전환해야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
2) 자원(Resource) - 재료
그릇(툴, 템플릿)이 잘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음식을 만들면 된다. 그런데 좋은 재료가 풍성히 있을 때,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다양한 사진과 영상이 있어야 좋은 숏폼을 만들 수 있다. 이 부분에서 한계를 느끼는 목회자들이 있을 것이다. 전문적인 사진과 영상이 필요할 텐데, 우리 교회에는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빨리 소비하고 빨리 사라지는 숏폼의 특성상 높은 퀄리티의 사진과 영상이 필요하지는 않고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이면 충분하다.
목회자의 설교는 예배를 인도해야 하기에, 매주 교인 두 명에게 예배 때 사진과 영상을 찍어 달라고 부탁한다. 단, 대부분의 숏폼이 세로이기 때문에 영상은 세로로 찍어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그러면 찬양팀, 찬양대 등의 영상과 사진을 찍어 메시지로 보내준다. 그리고 매주 그것을 가지고 숏폼을 만들면 된다. 그 외 행사나 모임 때는 목회자가 직접 필요한 영상과 사진을 찍으면 된다. 교인 중 드론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계절별로 교회나 교인 전체를 드론으로 찍어 달라고 부탁해 그 영상과 사진으로 숏폼을 만들어도 좋다.
만약 교회 마크나 엠블럼이 있다면, 숏폼을 제작할 때 꼭 함께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교회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3) 아이디어 – 양념
좋은 그릇에 좋은 음식을 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거기에 양념을 치면 더 구미를 당기게 한다. 숏폼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그 역할을 해 준다. 숏폼에 담기는 글의 내용이 그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영상, 사진, 색상, 효과, 음악, 탬플릿 등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이 목회자가 만든 숏폼 영상에 관심을 가질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아무리 힘들게 만들었어도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고 시청하지 않는다면 그 숏폼은 실패한 것이다. 실제적으로 1~2일이 지나 조회수가 별로 없으면그 숏폼은 수명을 다한 것이다. 심혈을 기울여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큰 관심을 끌지 못한 숏폼 영상은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수정해 올리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조회수가 별반 차이 없는 경우가 많다. 알고리즘의 세계는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그런데도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들어간 숏폼 영상의 파급력은 상당함을 경험했기에 이 부분을 놓치지 않기를 권면한다.
언젠가 교인 중 한 분이 “박 목사님은 취미가 있으세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 박 목사는 “요즘은 숏폼 만들기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숏폼은 박 목사에게 바쁜 목회 가운데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짧은 시간에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어서 때로는 작은 성취감을 느끼게도 해 준다. 그래서 요즘 그 묘한 매력에 빠져 있다.
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이유보다 숏폼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연결’ 때문이다. 세상과 교회를 이을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2024년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숏폼이라 믿는다. “숏폼 만들어서 새로운 사람이 교회에 좀 왔습니까?”라고 묻고 싶으신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대해 박 목사는 “숏폼 만들어서 우리 교회는 세상 속으로 더 다가갔습니다.”라고 대답한다.
관련된 링크 - 숏폼세대와 교회를 잇다 - 1부, 숏폼이 교회 사역에 필요한가?
박대성 목사는 베다니 한인연합감리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목회를 시도하고 있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coh@umcom.org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