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강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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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트리는 기독교적인가 이교도적인가?

사진: 프레데 랑르와, 언스플레쉬.
사진: 프레데 랑르와, 언스플레쉬.

성탄 트리는 성스러운 탄생, 즉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며, 기독교를 넘어 전 세계에서 그리고 심지어 기독교와 상관이 없는 타 종교를 가진 사람들조차 사용하는 성탄 절기의 대표적인 장식이다. 전미성탄트리협회에 따르면, 매년 약 2,500에서 3,000만 개의 상록수가 성탄 트리로서 미국 내에서 매년 팔린다고 한다. 작년에는 약 1억 명(9,400만 명)이 인조이든 실제 상록수든 성탄 트리를 사용, 장식을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미국 내의 거의 모든 사람이 매년 장식하는 성탄 트리는 기독교적인가? 아니면 이교도 전통에서 시작된 것인가? 성경 어느 곳을 찾아보더라도, 아기 예수가 탄생했을 때, 예수의 육체적 부모나 유대인들이 상록수를 가져다가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서 사용했다는 곳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매년 성탄절에 장식하는 성탄 트리는 기독교적인가 이교도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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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도적 기원

기독교가 시작되기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일 년 내내 푸르고 생명이 가득한 상록수가, 특히 겨울에 특별한 힘이 가졌다고 믿었다.그래서 기원전 4세기부터 유럽의 이교도는 춥고 하얀 겨울에 생명을 가져오기 위해 현재 미국에서 성탄 장식을 하는 것처럼 상록수 가지로 집을 장식했다. 이뿐 아니라 고대의 많은 나라에서는 상록수가 마녀, 유령, 악령, 질병을 쫓아낸다고 믿었다.

또한 상록수는 동지(일 년 중 해가 가장 짧은 날)와 관련이 있다. 북반구에 살던 고대인들은 태양신이 약해졌기 때문에 겨울이 온다고 믿었고, 동지가 되면 태양신이 다시 건강해지기 시작해서 봄과 생명을 가져온다고 믿었다. 그래서 성탄 트리로 쓰이는 상록수는 태양신이 강해지고 봄에 자라날 식물의 생명을 상징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독수리 머리에 태양처럼 생긴 왕관을 쓴 라(Ra)라는 신을 믿었으며, 동지가 되면 그 신이 회복되며, 녹색 식물로 집을 채웠으며 이는 죽음에 대한 삶의 승리를 의미했다. 

고대인들뿐만 아니라 당시 최고의 문화와 지성을 자랑했던 로마인들 역시 이러한 풍습을 가지고 있었고, 동지에 토성신을 기리기 위해 12월 17일부터 23일까지 사투르날리아(Saturnalia) 축제를 열었다. 로마인들은 동지가 지나면 농작물과 과수에 생명을 가져올 것이라 믿었고 이를 축하하기 위해 상록수 가지로 집과 신전을 장식했다.

북유럽의 고대 켈트족의 제사장이었던 두루이드(Druids) 역시 상록수가 생명의 힘을 가진다고 믿으며, 신전을 상록수 가지로 장식했다.

기독교적인 기원

고대에는 고대인들이 믿은 신과 겨울이 끝나는 시기를 축하하기 위해 영원히 푸른 나무의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어 집과 신전을 장식하는데, 상록수 가지를 사용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 기독교인들이 사용하는 성탄 트리와 비슷하게 장식된 상록수 나무의 전통은 16세기 독일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독일의 신앙이 깊은 기독교인들이 장식이 된 상록수를 집 안으로 가져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일부 독일 사람은 나무로 성탄 피라미드를 만들고 나무가 부족할 시에 상록수 가지와 양초로 장식했다. 

종교개혁을 주도한 마틴 루터가 16세기에 처음으로 성탄 트리에 촛불을 붙였다는 전해지기도 한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루터가 어느 겨울 저녁 집을 향해 걸어가다가 상록수 가운데로 반짝이는 별들을 보고 경외심을 느끼게 되었다. 마치 예수님이란 빛이 세상을 비추어 그 주변을 환히 밝히듯, 루터는 가족들을 위해 그 장면을 재현하기 위해 집 안에 상록수 나무를 세우고 가지에 촛불을 켜서 연결하려고 했으며, 이것이 성탄 트리의 기원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미국 내의 성탄 트리

고대와 근대 역사에서 상록수가 이교도들이 그들의 신을 기념하며 사용되었다는 이유로, 미국에서는 1840년대 말까지 성탄 트리는 이교도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대부분의 미국인은 성탄 트리와 장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621년, 플리머스 식민지의 지사였던, 윌리엄 브래드퍼드(William Bradford)는 성탄을 축하하는 것 자체를 금지했고, 성탄절을 지키는 것 자체를 “이교도의 조롱”이라 부르며, 축하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까지 했다. 1659년 매사추세츠주 법원은 사람들이 성탄절을 축하하는 것을 범법 행위로 규정했고, 성탄 장식하면, 벌금을 물었다. 이렇게 성탄절을 금지하는 사회적 환경과 제도는 19세기 독일과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바뀌게 된다. 유럽에서는 약 4피트 정도의 작은 상록수를 성탄 트리로 사용한데 반해서 미국에서는 천장에 닿은 만큼 높은 상록수를 성탄 트리를 사용했다.  

성탄 트리는 이교도적인가 기독교적인가? 

그렇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성탄 트리의 고대 기원은 상록수에 특별한 능력을 믿고 장식을 한 고대인들에게 두지만, 그 목적이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악한 기운을 쫓아내거나 이듬해의 농작물과 과수가 풍성하기를 기원하는 목적이었다. 대신 16세기 독일에서는 신실한 기독교인들이 현재의 성탄 트리의 모체가 되는 장식이 달린 나무를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결국 목적이 중요한 것이다. 

다만 매년 성탄 트리 장식을 하면서 우리 기독교인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은 이교도적이냐 기독교적이냐보다 우리 자신을 위한 성탄 트리 장식인지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한 장식인가 일 것이다. 팬데믹이 유행하던 2020~22년 사이에 미국에서 성탄 트리와 장식과 관련해 가장 큰 변화가 “더 이른 시기”에 성탄 장식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미국 내 교회에선 전통적으로 추수감사절 뒤따르는 주일에 교회를 성탄 트리와 다른 장신구들로 장식하며 이를 행잉 오브 그린(Hanging of Greens)이라 불렀다. 교회력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이 주일은 대강절 첫 번째 주일로 주님의 도래(Advent)를 기다리며 교회와 각자 교인의 가정에 성탄 트리를 놓고 장식한다. 그러나 이처럼 일찍 시작된 이유가 장식하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려고 성탄 트리를 놓고 장식하는가 아니면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고 준비하며 장식하는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성탄 트리와 장식에 대해 또 하나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 우리 기독교인은 소비주의의 영향으로 성탄 트리와 장식을 하는가, 예수님이 가장 작은 자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그 복음의 영향으로 성탄 트리를 장식하는가이다. 미국소매협회에 따르면, 2023년에 미국에서 성탄 기간에 소비될 일 인당 금액은 약 875달러, 전 미국에서 소비될 금액은 약 2,788억 달러가 소비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 금액은 물론 선물 등을 포함하지만 성탄 장식 역시 포함된다. 매년 새 성탄 전구, 장식, 성탄 트리를 사는 것보다 예수님이 이 땅에 가장 작고 약한 자로 태어나 당시 약하고 가난하고 힘없고, 아픈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주신 예수님의 삶을 그 모습을 닮아가는 기독교인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모든 기독교인이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고 준비하며 성탄 트리를 놓고 장식하며, 소비주의가 아니라 예수님의 혁신적인 사랑을 실천해 간다면, 그 사랑의 장식들이 우리 기독교인들의 집 안팎을 교회의 안팎을 가득 채우게 될 것이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coh@umcom.org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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