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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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가 알아야 할 사순절

가시 면류관과 십자가. 사진: 콩거 디자인, 픽사베이.
가시 면류관과 십자가. 사진: 콩거 디자인, 픽사베이.

올해는 다른 해보다 조금 늦게 사순절이 시작된다. 많은 교회가 사순절이 되면 금식, 절제, 회개를 강조하며 부활절을 준비한다. 그러나 일부 교단에서는 사순절이 성서적 근거가 없는 절기이며, 특히 로마 가톨릭이 정한 절기로서 지키지 않는다고 말한다. 과연 사순절을 성서적이지 않고,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을 직접 목격한 제자들과 초대교회 사도들이 지키지 않았던 절기이기에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먼저 사순절은 성서에는 없지만, 성서의근거한 교회의 전통이다. 연합감리교회는 신앙을 이해하기 위해 웨슬리 목사의 4가지 표준(quadrennials)을 사용한다. 먼저 성서는 신앙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근본이 되는 표준이지만, 교회의 전통과 개인의 경험과 이성이 함께 해야 한다. 사순절 역시 성서에 예수께서 꼭 40일을 지키고 기념하라고 말씀하시진 않았지만, 초대교회부터 부활절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오랫동안 지켜왔고, 공의회를 거쳐 정해지고 받아들여진 절기이다. 

평신도들이 깊은 역사와 전통과 신학적 의미와 영성 훈련을 가진 사순절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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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역사

1세기 말이나 2세기 초 시리아에서 기록되었고 열두 사도의 가르침으로 알려진 디다케(Didache)에 따르면 초기기독교는 부활절 전에 금식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부활절에 세례를 거행하는 것이 초대 교회의 전통이었으며, 부활절에 세례를 받는 후보자들은 금식으로 세례를 준비했다. 초대 교회에서 이러한 금식 기간에 대해 명확하게 정하지 않았으며, 부활절을 준비하고 회개하기 위해 2~3일 정도만 금식으로 해왔다. 이처럼 부활절을 회개로써 준비하고 금식하는 교회의 전통이 지금처럼 40일이라는 공식적인 기한은 325년에 열린 니케아 공의회(The Council of Nicaea)에서결정되었다. 이렇게 사순절이라는 교회 절기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사순절은 세례 후보자들이 금식하며 부활절을 준비하고, 교회로부터 성만찬에서 제외된 죄인들이 회개함으로써다시 회복을 준비하는 시기였다. 회개의 표시로서 성만찬에서 제외되었던 죄인들은 삼베옷을 입고, 재를 머리에뒤집어썼다. 이러한 대중 회개의 관습은 9세기경에 없어지게 된다. 그렇지만, 이 관습은 11세기경에 다시 살아나현재의 재의 수요일에 재로 이마에 십자가를 그리는 예식이 되었다. 

사순절은 40일

사순(四旬)은 말 그대로 40일을 뜻한다. 그렇다면 왜 40일인가? 40이라는 숫자는 구약성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숫자이다. 노아의 홍수 때 40일간 비가 내렸으며, 모세가 십계명을 시내산에 올라갔을 때, 40일간 금식하였고, 엘리야가 호렙산에서 40일 기도하였다. 특별히 신약성서에서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 광야에서 40일간금식하며 기도를  했다. 성서 내에서 특별한 기간인 이 40일을 회개와 절제, 금식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죽음을 기억하고 부활을 준비하고 자신의 신앙을 성찰하는 기간이 되었다. 

40일을 세는 데는 동방정교회(Greek Orthodox Church)와 서방교회(가톨릭과 개신교)는 차이를 보인다. 동방정교회는 종려주일 6주 전 월요일(Clean Monday)에 사순절이 시작되어 종려주일 전 금요일에 사순절이 끝이 나며 40일에는 주일이 포함된다. 연합감리교회를 포함한 개신교와 가톨릭은 재의 수요일에 시작해  6주의 주일을 빼고성토요일에 40일 사순절이 끝나며 주일은 사순절에 포함하지 않는다. 연합감리교회를 포함한 개신교와 가톨릭이주일을 사순절에서 제외하는 이유는 매 주일은 작은 부활절로서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고 기념해야 하기에 제외한다. 

사순절의 의미

사순절의 의미와 사순절에 행하는 수많은 전통이 있지만 한 단어로 사순절을 요약하자면, 준비일 것이다. 실제로 초대 교회에서 시작된 사순절 역시 그리스도가 부활하신 날에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가 되기 위한 준비의 기간이었다. 21세기의 바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사순절은 준비의 기간이다. 첫째, 회개와 참회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그동안 우리 자신에게 초점을 둔 우리의 삶, 생각 그리고 행동을 다시 예수께 두고 회계할 수 있는 시간이다. 둘째, 사순절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에 동참하며 부활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우리를 위해 친히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억하고, 우리 자신을 부정하고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을 받는 시기이다. 셋째, 사순절은 영적 훈련으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초대 교회의 전통을 따라 다음 중 하나 혹은 여럿의 영적 훈련을 통해 준비할 수 있다. 

금식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 광야에서 40일을 금식하며 기도를 했다. 사순절의 가장 널리 알려진 영적 훈련은 바로 금식이다. 어떤 사람은 아침 식사를, 다른 이들은 점심 식사를 혹은 저녁 식사를 금식한다. 그러나 여기서 금식은 식사를 거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금식은 기도로 연결되어야 하며 금식을 통한 기도로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꼭 식사를 거르는 것만이 금식은 아니다. 일부 기독교인들은 몸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설탕, 청량음료, 고기, 혹은 커피 등을 40일 동안 금식한다. 또 다른 형태의 금식은 바로 사순절 동안 외식을 하지 않거나 횟수를 줄이는 것이다. 대신 외식 비용을 모아서 불우한 사람들을 돕는 것을 권장한다. 금식처럼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기 위한 영적 훈련으로서, 항상 기도, 묵상 등을 함께 해야 한다. 이 또한 여의치 않다면, 전자기기 금식을 할 수 있다. 텔레비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문자 메시지, 넷플릭스, 이메일 등 모든 전자기기와 소셜 미디어에서 일주일에 하루 혹은 하루의 일정한 시간 금식할 수 있다. 

금식은 본인과 하나님의 관계만을 회복하는 것뿐 아니라, 금식을 통해 거르게 된 식사, 혹은 음식, 음료 등에 쓸 금액을 저금함으로써 부활절에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기부할 수 있다. 

기도와 묵상

사순절의 모든 영적 훈련은 우리 자신에게서 하나님께로 그 초점을 되돌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금식을 하거나 이웃을 섬기거나 혹은 나누는 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기도 혹은 묵상, 성경공부와 병행되어야 한다. 거창하게 40일 금식기도를 하거나 기도원에 들어가서 기도하라는 말이 아니다. 일상생활의 일부분을 하나님께 초점을 되돌리고, 걸으면서 기도하거나, 기도를 노트에 쓰거나, 조용히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시간을 따로 보내면 된다. 십자가의 길을 걷기 위해 광야에서 40일을 기도했던 예수와 더 가까워지기 위해 1) 성경 중 한 권을 읽거나 묵상하거나 렉시오 디비나(거룩한 독서)를 시도할 수 있다. 2) 또한 개교회의 사순절 특별 새벽기도회 혹은 사순절 특별 성경공부를 참여해도 좋다. 3) 한인연합감리교회 평화위원회의 평화를 위한 사순절 묵상집으로 묵상을 해도 좋다. 4) 연합감리교회 다락방의 보는 시편 묵상에 참여해도 좋다. 추수 감사절에만 감사하는 것이 아니다. 사순절에도 감사 묵상과 감사 편지를 할 수 있다. 매주 누군가에게 감사의 편지를 쓸 수 있다. 

섬기고 나누기

사순절 동안 음식이나 식사를 금식하고 다른 음식을 절제하고 기도와 묵상으로 하나님께 되돌아갔다면 그 다음으로 해야 영적 훈련이 바로 이웃을 섬기고 나누는 것이다. 또한 여러 가지 이유로 금식을 할 수 없는 일부 기독교인들은 금식을 대신해서 이웃을 섬기고 돕고 나눈다. 1) 금식을 통해 개인 혹은 가족이 모은 금액으로 불우한 이웃 혹은 노숙자들을 도울 수 있다. 2) 주위에 학업이 부진한 학생들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무료 개인 지도교사로 섬길 수도 있다. 3) 지역 노숙자 쉼터, 요양원, 교도소 사역 등을 매주 1시간씩 섬길 수 있다. 4) 한가지 실제적인 섬김의 방식은 출퇴근 운전을 하면서 혹은 등 하교를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5) 또한 가족이 함께 이웃을 섬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은 하루에 한 가지씩 다른 사람에게 무작위로 친절(Random Act of Kindness)을 베푸는 것이다.

교회에서 하라고 하니까 혹은 다른 사람들이 하니까 사순절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평신도가 먼저 초대 교회의 깊은 뿌리를 둔 사순절을 지킴으로써 또 영적 훈련에 참여함으로써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에 동참하고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절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참회와 회개를 해서 다시 우리의 삶을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기도와 묵상을 통해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며, 이웃을 섬기고 나눔으로써 부활의 소식을 먼저 전하고 몸소 실천해가는 사순절이 되어야겠다. 

오천의목사는한인/아시아인리더자료를담당하고있는연합감리교회정회원목사이다coh@umcom.org 615) 742-5457로연락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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