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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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교회 2 - 메타버스 사역의 현재와 미래

사진: 패트릭 슈나이더, 언스플레쉬.
사진: 패트릭 슈나이더, 언스플레쉬.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흥미로운 비유가 등장했다. “사과 배 수박 귤 포도 감 등을 과일이라는 한 카테고리에 묶듯이, SNS, MMORPG 3D아바타, 소셜게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메타버스라는 한 카테고리에 묶을 수 있다."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였고, 소설 속 나오는 가상세계 이름이 메타버스였다. 등장한 지 30년 가까이 된 용어이지만, 이 단어가 많이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는 2021년 초부터다. 구글 트렌드에서 2021년 이전에는 0이었던 검색량이 2021년이 되면 히말라야산맥처럼 우뚝 솟아 있다. 그런 이유로 메타버스를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처음 글에서 언급했던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를 생각해본다면, 이미 메타버스는 현재 우리 삶 깊숙하게 활용되고 있고, 앞으로 기술의 발전 속도는 더욱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는 여러 책과 웹사이트 등에서 얻을 수 있을 테니, 교회와 목회에서 활용하고 있는 메타버스의 현재를 진단해보고, 미래에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청사진을 한 번 그려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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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의 현재

1. 유튜브를 통한 실시간 예배

코로나 19가 발생한 뒤, 모든 교회는 목회자의 연령, 교회의 크기와 상관없이 유튜브를 통한 실시간 예배를 앞다투어 도입했다. 교회는 코로나 19로 인해 주일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교인들을 위해 대책을 세워야 했다. 대부분 교회는 그 대책으로 예배실황 "실시간 중계" 또는 "녹화된" 예배실황을 중계했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다니! 유튜브, 페이스북을 활용한 실시간 예배 중계는 코로나 19 초기에 엄청난 신학적 논쟁거리였다.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으며, 가장 큰 쟁점은 온라인 예배가 "진정한 예배"인가에 대한 논쟁이었다. 2년이 지난 지금, 초창기 논쟁이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보인다. 우리는 2년 만에 유튜브를 활용한 예배에 익숙해졌고, 온라인 예배는 뉴노멀이 되었다.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예배는 시간과 시간을 초월(meta)해서 새로운 세상(verse)에 적응했다. 그런 의미에서 유튜브 등을 활용한 온라인 예배는 교회가 맞닥뜨린 메타버스의 가장 큰 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 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되어도 온라인 예배실황 송출은 계속될 것이다. 그에 따른 진통과 갈등도 적지 않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행병 이전으로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이 회귀할 가능성은 없다. 결국, 예배에 대한 전통주의적 시각이 어떤 형태로든 변화되어서 현실에 적응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다. 

2. 줌(Zoom)을 통한 소그룹 모임

IT 기기와 기술에 익숙한 분들은 줌을 목회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코로나 ­­19로 중단된 각종 소모임을 재개하기 위해 줌을 사용했다.여러 교회는 줌을 통해 공간에 얽매이지 않는 성도의 교제를 경험했다. 특히 한국 대도시에 위치한 교회의 경우, 줌과 같은 화상회의 프로그램은 유행병이 끝나더라도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이다. 과거 교회는 한 지역을 거점으로 성장했고, 지역주민들이 모이는 지역사회의 중심 역할을 했다. 3~4세대가 지난 현재는 교회 근처에 사는 교인보단, 교회와 멀리 떨어져 있는 곳으로 이사한 교인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다. 그런 상황에서 교회에서 성경공부나 중요한 회의 한 번 진행하려고 하면, 쓸데없이 소모되는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많았다. 줌은 낭비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교회가 본질적인 사역에 조금 더 힘을 쏟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줌보다 더 현실적이고 진보한 기술들이 지금도 개발되고 있기에, 메타버스에서 갖는 모임과 성도의 교제는 분명 확대될 것이다.

3. 개더타운(Gather Town) 등을 활용한 특별행사

2021년 초 많은 줌 모임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도구가 탄생했다. 개더타운이다. 개더타운은 업무 환경을 가장 현실적으로 가상세계에 옮겨놓은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더타운은 화상회의 공간을 누구나 손쉽게 맞춤 제작(customizing)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그 장점을 활용하여 이미 여러 교회와 목회자들이 본인 교회와 비슷한 공간을 만들었고, 그 공간에서 여름성경학교, 여름수련회 같은 특별행사를 진행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대형교회 가운데 개더타운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교회는 소망교회였다. 소망교회는 해외선교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랜선나무심기 프로젝트"를 개더타운에서 진행했다. 당시 개설된 개더타운은 지금도 열려 있으니 이곳을 누르면 입장이 가능하다. 

2020년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각 교회가 여름 행사를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웠다. 교회학교 사역에 있어 가장 중요한 행사가 여름성경학교, 여름수련회 등을 통한 신앙교육이었는데, 그 중요한 행사를 속절없이 취소하거나 수동적인 강의 형태로 진행해야 했다. 하지만 2021년 메타버스를 빠르게 수용한 교회들은 주로 개더타운을 활용하여 작년보다 역동적인 여름 행사를 기획했고, 진행했다.

소기의 열매를 거두었겠지만, 지속해서 개더타운을 활용하고 있다는 소식은 듣기가 어렵고 어렵게 만든 자료와 경험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매우 아쉽다. 다음 글에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개더타운은 교회학교 교육에 활용하고 접목할 수 있는 장점이 많다. 그리고 개더타운은 대형교회보다 오히려 작은 교회들이 연합하여 활용할 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다음 세대 신앙교육이나 교인들 멤버십 강화 등 여러 방면으로 활용하기 좋다. 개방성은 개더타운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고, 다양한 기능들이 빠르게 업데이트되고 있다. 로블록스(Roblox)제페토(Zepeto) 등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은 아마추어인 개인이 프로그램을 활용하기가 어렵지만, 개더타운은 가능하다. 약간의 시간과 노력만 투자한다면 본인 목회와 교회에 필요한 맵과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쉽다. 현재 개더타운은 동시에 25인까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때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빠르게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를 철저히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4. 그 외 메타버스 플랫폼

글을 정리하면서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도 목회에 접목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래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플랫폼인 로블록스와 제페토, 그리고 메타(구 페이스북)의 호라이즌(Horizon)을 살펴보겠다.

제페토는 네이버에서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현재 전 세계 이용자가 2억 명에 달한다. 사용자 대부분은 케이팝이나 한류의 영향받은 10대 청소년으로 국내시장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먼저 단정적으로 말하자면 제페토는 멤버십 강화를 위한 용도 외에는 활용하기가 힘들었다. 제페토는 월드를 자체적으로 제작할 수 있으며, 자체 개설한 월드는 16명만 접속이 가능하고, 최대 60명까지 관전(접속이 아닌 보는 것)이 가능하다. 각 교회가 자체적으로 제작 및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이 플랫폼 사용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낭비라고 생각한다.

올해 초 나스닥에 상장한 로블록스는 최근 몇 년간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다. 개인이 사용하기엔 제페토보다 확장성과 개방성 측면에서 접근이 용이한 플랫폼이다. 북미권에서 가장 활성화되어 있으며, 여러 메타버스 교회가 이미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맵은 "The Bible Role-play"로, 이 맵은 복음서 세계관을 로블록스에 구현해 놓았다. 간단한 설치를 통해 입장 가능하니, 한 번 둘러보길 추천한다. 조만간 인게임 내 음성채팅 기능도 업데이트한다고 하니, 개더타운처럼 다양하게 활용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메타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VR기기인 오큘러스를 통해서 접근할 수 있는 가상세계 플랫폼을 출시했다. 호라이즌이라는 브랜드로 통합하여, 업무와 회의가 가능한 호라이즌 워크룸, 소셜 미팅이 가능한 호라이즌 베뉴스를 출시했다. 아직 보완할 점이 많아 보이지만, 향후 업데이트 상황과 앱 생태계 조성 및 활성화가 된다면, 목회에 활용하기 꽤 괜찮은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목회의 미래는?

주인공 : 40~50명 교인들을 영적으로 돌보고 있는 40대 후반의 목회자 정메타 씨.

오전 7:00

정 목사는 기상과 동시에 지난밤과 오늘 새벽, 메타버스 기도회에 접속한 교인들이 기록한 기도 제목을 확인한다. 메타버스 기도회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기에, 교인은 어느 때나 어느 장소에서나 참여할 수 있다. VR 프로그램과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사용한다면, 중세시대 교회나 수도원, 또는 현대적인 예배당 어느 곳에서든 기도할 수 있으며, 기도 제목 또한 공유할 수 있다. 정 목사는 가 족문제, 직장 문제, 정서적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는 여러 교인의 기도 제목을 두고 중보 기도한 후, 영적 돌봄이 필요해 보이는 교인들에게 짧은 응원과 격려, 축복의 메시지를 남겼다.

오전 9:00

정 목사는 협력하고 있는 지역교회 여러 목회자와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작은 교회 특성상, 혼자서 모든 연령대의 성도들을 교육하고 돌보기가 어렵다. 아예 특정 연령대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양질의 신앙교육과 영적 돌봄, 또한 성도의 교제를 제공하기 위해 몇몇 지역교회와 협력하기로 했다. 정목사는 1년간 청소년들을 담당하는 책임 목회자로 섬기기로 했다. 본인이 담임하는 교회의 아동, 청년, 장년, 노년층은 다른 목회자들이 담당할 테니, 정 목사는 청소년 신앙교육만 집중하면 된다. 회의를 통해서 본인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청소년과 가족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진로 문제로 고민하는 한 청년을 영적으로 어떻게 돌볼 수 있을지 다른 목회자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었고, 정 목사는 청년과 바로 약속을 잡았다. 회의에서 공유된 여러 이야기를 놓고 함께 기도하고, 이번 주 신앙교육 콘텐츠를 점검한 후에 회의를 종료했다.

오전 11:00

점심을 겸하여 영적 돌봄이 필요한 교인 가정을 방문했다. 메타버스가 아무리 발전했어도, 대면 심방은 꼭 필요하다. 대화하다 보니 교인들 사이에 오해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정 목사는 갈등을 겪고 있는 다른 교인에게 연락해서 함께 증강현실 홀로그램을 통해 삼자가 직접 대면할 수 있었다. 사소한 오해였기에, 짧은 시간에 서로의 오해를 풀 수 있었다. 잠시 모두를 위해 함께 기도한 후,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오후 2:00

정 목사는 설교를 준비한다. 정 목사는 증강현실 기기를 통해 본인의 서재에 이번 주 설교주제와 관련된 서적을 띄웠다.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설교 작성에 필요한 책을 추릴 수 있었고, 교인들의 삶과 기도하고 있는 제목들에 필요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시간이 부족하여 전체 설교를 완성할 수 없었으나, 인공지능이 평상시 정 목사가 입력한 설교 데이터를 토대로 부족한 부분을 자동으로 완성해주었다.

오후 5:00

정 목사는 지방회에서 운영하는 스튜디오를 방문한다. 이번 주 수요예배를 촬영하기 위해서다. 작은 교회가 영상 및 음향 장비를 사서 운영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교단에서 특별히 장소를 정해서 영상 및 메타버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스튜디오를 마련해 주었다. 정 목사는 설교할 원고와 기도하는 마음으로 촬영했고 평소보다 일찍 끝났다. 나머지는 편집 전문가가 영상을 완성해줄 것이다. 편집된 영상은 교인들이 활용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각각 업로드되고, 수요일 7시에 공개된다. 정 목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동시에 수요예배를 집례했으나, 최근에 현업에 종사하는 바쁜 교인들 때문에 온라인 예배만 집례하는 방향으로 바꾸었다. 메타버스에 업로드된 예배 영상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접속 가능하기 때문에, 정 목사는 개인이 가장 편한 시간과 장소에서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오후 8:00

잠자리에 눕기 전 정 목사는 마지막으로 오늘밤 에 공개될 새벽예배 콘텐츠에 필요한 설교를 녹음했다. 목소리만 녹음해두면,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메타버스 아바타에 자동으로 동기화를 시켜주어 이질감 없이 예배에 참석할 수 있다. 물론 매일 새벽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모여 예배드리는 것을 원하는 교우들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교우들과 목회자의 사정을 양해해주었고, 메타버스에서 매일 밤이나 새벽에 기도 시간을 갖는 것이 가능해졌다.

정영준 목사는 기독교대한감리교회 소속으로, 현재 용인세브란스병원 원목으로 환우들과 보호자들을 섬기고 있다. 메타버스 시대에 걸맞게 여러 방면(Multi-persona)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coh@umcom.org나 615) 742-5457로연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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