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서 타인종과 한인교회 모두를 포함한 대부분의 교회가 여름에 예배의 참석률이 줄어드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물론 여름성경학교, 중고등부 수련회, 선교여행 등 각 교회가 여름에 감당해야 할 사역들이 있다. 그러다 대부분 여름은 교인들이 휴가를 가거나, 한국을 방문하거나, 친인척이 방문해서 주일을 비우는 일이 많다.
이처럼 모든 것이 느린 듯한 여름에 많은 목회자들은 교인들을 교회로 데려올 방법을 고안한다. 그중에서 여름에 가장 적절한 시도가 바로 영화 설교라고 생각된다.
미국 내에서 12개 주에 캠퍼스 교회를 가지고 있는 라이프교회에서 매년 7월이 되면 영화와 관련된 설교 시리즈(Lifechurch at the movies)를 하는데,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여름이 되면 교인들이 휴가, 한국 방문, 친척들의 방문 등으로 분주하지만, 학교가 문을 닫기 때문에 교회에서 오히려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영화와 관련된 설교 시리즈를 하게 되면,
첫째, 설교가는 하나님의 말씀을 문화와 연결하게 된다. 목회자가 성령의 감동을 받아 기록하고 작성한 말씀도 중요하지만, 그 당시 가장 문화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영화와 설교를 접목할 수 있다. 예배 시간에 거룩하고 성스러운 삶을 얘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당시 세상이 가장 고민하고 가장 쟁점이 되는 문화를 성경으로 말할 수 있다. 예수님께서도 우리가 사는 이 땅으로 성육신하셨고,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을 알 수가 있다.
둘째, 교인에게 친구와 이웃을 초대할 기회가 된다. 어떻게 교회에 나오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혼자 걸어서, 교회의 프로그램이 좋아서, 목회자가 맘에 들어서 등이 있었지만, 약 83%가 친구나 이웃의 초대를 받아 그 교회에 참석하게 되었다고 대답하였다. 교인 대부분 친구나 이웃을 초대하고 싶지만, 첫 단추를 끼우기가 어렵다. 그러나 교회가 특별한 이벤트나 설교 시리즈를 시작한다면, 교인은 친구나 이웃을 부담 없이 초대할 기회가 생긴다.
셋째, 설교도 재미있고 흥미로워진다. 모든 교인이 정장을 입고 예배당에 앉아 웃음기 없이 예배를 드린다면, 얼마나 많은 새로운 사람들이 그 교회에 참석하고 싶어 할까? 영화와 함께하는 설교는 어린아이에서부터 노년층까지 모든 가족이 함께 들을 수 있으며, 함께 웃을 수 있고, 함께 울 수 있으며, 함께 기뻐할 수 있고, 함께 설교에 대해 토론할 수도 있다.
1. 엘리멘탈(Elemental) – 요한복음 15:12, 히브리서 13:1-2
영화 엘리멘탈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이민자인 피터 손 감독이 그 부모가 운영한 식료품 가게에서 겪은 이야기가 그 영감을 주었다. 물, 불, 공기와 흙 등의 다른 원소들이 사는 엘리멘트라는 도시에 이사를 온 불의 원소인 앰버는 주류 사회에서 밀려난 아웃사이더이다. 앰버는 이 도시의 상류층 원소인 물인 웨이드와 사랑에 빠지면서 두 가족 간의 대립과 화해를 다룬 영화이다. 꼭 그 이야기가 이민자인 손 감독이 미국에 와서 겪은 차별과 한인이 아닌 다른 여성과 결혼을 한 그 과정을 그린듯하다. 영화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주제는 서로 다르지만 포용하고 사랑하라는 것이다. 인종적 차이, 신앙의 차이, 정치적 관점의 차이 등을 뛰어넘어, 어떻게 우리가 우리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환영해야 한다는 성서적 관점을 더해 메시지를 전한다면 좋을 것이다. “형제 사랑하기를 계속하고 손님(이민자)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 (히브리서 13:1~2)”
2. 소울(Soul) – 고린도전서 15:10
영화 소울은 인생, 목적, 행복 등의 추상적인 주제를 실제로 잘 표현하고 있다. 뉴욕에 사는 조 가드너는 중학교 밴드부 교사이지만, 유명 재즈 밴드에 들어가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고, 그렇게 되면 인생이 행복해질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드디어 최고의 재즈밴드와 공연 앞둔 조는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된다. 죽음으로 향하는 길에서 도망쳐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곳은 세상에 태어나기 전 영혼들이 준비하는 곳으로, 조는 세상에 태어나길 거부하는 영혼 22의 멘토가 되어 함께 세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22는 조의 몸에 들어가고 조는 고양이로 다시 태어난다. 22는 조의 몸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행복을 느끼게 되고 세상에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한다. 우여곡절 끝에 조는 자신의 몸으로 돌아와 재즈 밴드와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치고 밴드의 일원이 되지만, 허탈감과 공허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조는 일상의 작은 경험이 삶의 행복임을 깨닫게 된다.
물론 기독교인으로서 영화에서 묘사되는 영혼, 태어나기 전 세상, 죽은 후의 세상 등에 대해 동의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영화가 말하는 주된 메시지는 삶과 존재의 목적과 의미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많은 교인이 인생에서 목표를 정하고 성공하면 행복해질 것이라 믿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반대로 많은 교인이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의 삶이 불행하다고 믿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일상의 경험, 현재 내가 있는 곳에 행복이 있고, 그곳에서의 경험이 행복이다. 즉 모든 것이 돌아보면 은혜라는 말이다.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 (고린도전서 15:10)”
3.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 요한복음 16:20~24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사람의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재미있게 묘사한 영화이다. 미네소타에 사는 11살 소녀 라일리 내면에는 의인화된 5가지 감정인 기쁨, 슬픔, 두려움, 혐오, 분노가 존재한다. 이들 중 라일리의 감정을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기쁨이다. 행복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사랑받던 라일리는 11살에 샌프란시스코로 이사 가면서, 친구를 떠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혼란을 겪기 시작한다. 새로운 환경에서 두려움, 혐오와 분노가 라일리의 감정을 다스리게 된다. 어느 날 사고로 기쁨과 슬픔은 감정을 다스리는 본부에서 멀리 떨어진다. 기쁨과 슬픔이 떨어져 있는 동안 기쁨은 슬픔 또한 라일리에게 중요한 감정임을 알게 된다. 마지막에 라일리가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되자, 기쁨은 슬픔에 도움을 청하고, 슬픔의 감정으로 인해 라일리는 눈물을 보이게 되고, 부모는 그 아이를 위로하며 기쁨과 슬픔이란 감정이 뒤섞이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게 된다.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 사역하실 때, 여러 감정을 느끼시고 표현하였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기쁨, 슬픔, 두려움, 혐오, 분노 등의 감정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우리는 감정을 표현하며 우리가 속에서 겪는 일들에 대해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 라일리 역시 부모에게 슬픈 감정을 알리자, 부모 역시 그 슬픔에 마음을 열었고, 슬픔을 함께 나누는 가운데 기쁨이 생기게 되었다. 우리의 감정을 하나님께서 받아들이고 소중히 여기신다. 우리가 현재 느끼는 감정을 하나님께 아뢴 적이 있는가? 혹은 믿을 수 있는 누군가에게 말했는가? 인생과 신앙의 여정은 혼자가 아니다. 하나님과 신앙 공동체가 함께 걷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힘들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슬퍼하거나 근심하거나 할 때, “너희는 근심하겠으나 너희 근심이 도리어 기쁨이 되리라.(요한복음16:20)” 우리 삶 속에서 일어나는 슬픔과 근심을 신앙의 친구에게 말하고 하나님께 아뢰어 그 슬픔과 근심 속에서도 기쁨의 추억을 발견할 수 있다.
4. 토이 스토리(Toy Story 1) – 에베소서 1:3~6
거의 모든 사람이 토이 스토리라는 영화를 기억할 것이다. 토이 스토리는 완전하게 컴퓨터로 제작된 최초의 3D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장난감을 주제로 한 영화지만,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어른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 영화는 앤디라는 소년이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이 카우보이 우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앤디는 우디를 여행 갈 때도 가져가고, 잘 때도 함께 자며, 발바닥에 앤디라는 이름을 적어두었다. 앤디의 생일이 되면 새로 받은 장난감을 개봉할 때마다 우디는 불안해하며 지켜본다. 그러나 한 생일에 레이저를 발사하고 날개를 가진 최첨단 우주 보안관 버즈를 선물로 받게 되며, 우디는 큰 위협을 느끼게 된다. 우디는 질투가 나서 버즈를 창밖으로 밀고 없애려고 한다. 반면에 버즈는 악당 저그를 물리치는 진짜 우주 보안관이라 믿으며, 다른 장난감보다 자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들도 우디와 버즈에게서 우리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직장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교회에서 항상 남들과 비교하며, 교만해지거나 비참해지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이 두 감정 속에, 한쪽에 속해있거나 때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 두 감정을 왔다 갔다 한다.
영화의 끝에서 교만하던 버즈는 자신이 한낱 장난감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되어 낙심할 때, 우디는 우주 보안관보다 한 아이가 가장 소중해하는 장난감이 되는 것이 더 특별하다며 위로해 준다. 우디와 버즈 모두의 발바닥엔 앤디라는 이름이 누군가가 지울 수없게 네임펜으로 적혀있다. 우리 역시 그렇다. 남보다 중요하고 잘나고 못나고를 떠나 우리 모두 하나님께서 귀하게 창조하셨고, 우리의 마음속에 우리는 하나님의 것이라고 표시해 두셨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께 그만큼 중요한 존재이다. “창세 전에 그리스도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우리를 택하셨습니다.(에베소서 1:4)”
Tip
1. 물론 위의 영화 모두가 미국과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었기에 많은 교인이 본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더욱 생생한 영화 설교를 위해서 개인이 해당 영화를 주일 전에 따로 시청해도 좋지만, 주중에 교인이 가장 많이 참석할 수 있는 날에 교회에 함께 모여 자녀들과 함께 모여서 보는 것이 더 좋다.
2. 교회 내에서 예배당에서 함께 영화를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주차장이나 야외에서 간이 의자를 펴고, 혹은 야외 돗자리를 펴고 교인들이 함께 보는 것이 훨씬 더 좋다. 그래서 이 주중의 영화 상영과 영화 설교를 이웃이나 친구 초청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3. 영화는 누군가의 창조물로서 지적 재산권으로 분류되어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다. 교회에서 영화를 함께 보거나 설교 중에 영화의 부분을 사용하려면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한다. “교회가 꼭 알아야 할 영화 저작권”에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coh@umcom.org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